The Science of Photoprotection · EP.2

UV의 직접 타격: DNA에 새겨지는 광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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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에서 UVB는 얕게 멈추지만 세포의 DNA에 직접 작용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편은 그 '직접'이 실제로 무엇인지를 봅니다 — 자외선이 DNA에 남기는 흔적의 화학, 그 흔적이 어떻게 변이가 되는지, 그리고 빛이 꺼진 뒤에도 손상이 이어진다는 뜻밖의 사실까지. 손상의 화학을 알면 '어디를·언제' 지켜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자외선이 DNA에 직접 닿을 때

파장이 짧은 UVB는 세포 안에서 DNA를 이루는 염기(유전정보를 적는 화학 글자)에 직접 흡수된다. 광자를 흡수한 염기는 잠시 들뜬 상태(에너지가 높아진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그 에너지로 나란히 붙어 있는 두 피리미딘(pyrimidine: 사이토신 C·티민 T 계열의 염기)이 서로 결합해 버린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대표적 손상이 둘이다 — CPD(cyclobutane pyrimidine dimer, 사이클로뷰테인 피리미딘 이량체: 이웃한 두 피리미딘이 네 원자 고리로 붙어 버린 것)와 6-4PP(6-4 photoproduct, 6-4 광산물: 두 피리미딘의 6번·4번 위치가 이어진 손상)이다.1 둘 다 나란한 두 피리미딘(dipyrimidine) 자리에서 생긴다.

이 둘은 무게가 다르다. CPD가 6-4PP보다 훨씬 많이 만들어지고 세포 안에서 더 오래 남으며, 자외선이 일으키는 변이의 대부분을 책임진다.2 6-4PP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복구되는 편이다. 즉 피부가 실제로 오래 안고 가는 직접 손상의 주역은 CPD다.

흔적은 어떻게 변이가 되는가

CPD가 그대로 방치되면 문제는 다음 단계에서 커진다. 손상된 자리를 세포가 DNA를 복제할 때 잘못 읽으면, 원래 사이토신(C)이던 글자가 티민(T)으로 바뀌는 C→T 치환이 일어난다. 이 변이는 나란한 피리미딘 자리에서 두드러지고, 때로는 CC가 한꺼번에 TT로 바뀌는 이중 치환(CC→TT)으로도 나타난다 — 다른 원인으로는 잘 생기지 않아 '자외선이 남긴 서명'이라는 뜻으로 UV 시그니처 변이(UV signature mutation)라 부른다.2 이 서명은 세포의 유전정보를 지키는 감시 유전자 p53(손상된 세포의 증식을 멈추거나 제거하도록 지시하는 '유전자 수호자')에도 자주 새겨지는 것으로 보고된다.3 자외선 손상이 왜 단순한 '그을림'이 아니라 세포 수준의 사건인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여기서 균형을 지킬 필요가 있다. 이런 변이의 축적이 피부 질환과 연결된다는 것은 기전으로 확인된 사실이지만, 그것은 '무방비의 만성 누적'이라는 조건에서의 이야기다. 이 편의 목적은 불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손상이 '어떤 화학으로' 시작되는지를 정확히 아는 데 있다 — 그래야 어디를 어떻게 지킬지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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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 길: 직접과 간접

DNA 손상에 이르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UVB가 DNA에 직접 흡수되는 '직접 경로'라면, 파장이 긴 UVA는 대부분 '간접 경로'로 작동한다. UVA는 DNA에 잘 흡수되지 않는 대신, 세포 안 다른 분자를 매개로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 반응성이 큰 불안정한 산소 분자)를 만들어 DNA를 산화시키는 광증감(photosensitization: 빛을 받은 매개 분자가 그 에너지를 다른 분자로 넘겨 손상을 일으키는 반응) 반응을 일으킨다.1 이 산화가 콜라겐·DNA로 번지는 연쇄는 자매 시리즈 「항산화의 과학」이 EP.3 손상의 연쇄에서 정밀하게 풀어 두었다.

그런데 경계가 그렇게 깔끔하지만은 않다. 사람 피부 전체에 UVA를 쬔 연구에서, 간접 경로의 대명사인 UVA조차 산화 손상보다 CPD를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4 다시 말해 CPD는 UVB만의 흔적이 아니라, 지상에 훨씬 많은 UVA(EP.1)까지 가세하는 광범위한 손상이다. 파장에 따라 '주로 쓰는 길'이 다를 뿐, 두 길 모두 결국 DNA에 흔적을 남긴다.

빛이 꺼진 뒤에도

가장 뜻밖의 사실은 최근에 밝혀졌다. 자외선 노출이 끝난 뒤에도 CPD가 곧바로 멈추지 않고, 어둠 속에서 3시간 넘게 계속 생겨난다는 것이다 — 이른바 다크 CPD(dark CPD)다. 기전은 이렇다. 자외선이 만든 활성산소·질소종이 광보호 색소인 멜라닌의 조각을 높은 에너지의 들뜬 상태(삼중항 상태)로 끌어올리고, 이 에너지가 빛 없이 DNA로 건너가 CPD를 만든다 — 빛이 아니라 화학 반응이 광손상을 일으키는 화학들뜸(chemiexcitation)이다. 놀랍게도 이 다크 CPD가 전체 CPD의 다수를 차지하며, C→T 변이를 여는 사이토신 CPD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된다.5

이 발견은 두 가지를 바꾼다. 첫째, 광보호를 '햇빛이 있는 동안'으로만 생각하던 틀이 깨진다 — 손상은 노출 이후에도 이어지므로, 방어의 시간 범위가 넓어진다. 둘째, 여기서 멜라닌이 손상의 매개로 등장하지만 이는 멜라닌을 '해로운 것'으로 뒤집는 이야기가 아니다. 멜라닌의 광보호와 이 양면성이 유멜라닌·페오멜라닌의 조성과 조건에 어떻게 달려 있는지는 항산화 EP.9·EP.11에서 이미 정밀하게 다뤘다. 손상의 화학을 이 정도로 이해하면, 방어는 '차단'을 넘어 '노출 이후의 관리'까지 설계 범위를 넓힐 수 있다 — 그 확장은 뒤에서 다시 만난다.

[광보호의 과학] EP.2 본문 이미지

참고문헌 · References

본 편의 인과·수치·효능 서술은 아래 peer-reviewed 문헌에 근거합니다.


  1. Cadet J, Douki T. Photoinduced Damage to Cellular DNA: Direct and Photosensitized Reactions. Photochem Photobiol. 2012;88(5):1048–1065. [A, 리뷰]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j.1751-1097.2012.01200.x ↩︎ ↩︎

  2. Pfeifer GP, You YH, Besaratinia A. Mutations induced by ultraviolet light. Mutat Res. 2005;571(1–2):19–31. [A, 리뷰] https://pubmed.ncbi.nlm.nih.gov/15748635/ ↩︎ ↩︎

  3. Pfeifer GP. Mechanisms of UV-induced mutations and skin cancer. Genome Instab Dis. 2020;1:99–113. [A, 리뷰]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42764-020-00009-8 ↩︎

  4. Mouret S, Baudouin C, Charveron M, et al. Cyclobutane pyrimidine dimers are predominant DNA lesions in whole human skin exposed to UVA radiation. Proc Natl Acad Sci USA. 2006;103(37):13765–13770. [A] https://www.pnas.org/doi/10.1073/pnas.0604213103 ↩︎

  5. Premi S, Wallisch S, Mano CM, et al. Chemiexcitation of melanin derivatives induces DNA photoproducts long after UV exposure. Science. 2015;347(6224):842–847. [A] https://pubmed.ncbi.nlm.nih.gov/25700512/ ↩︎

저자
멜라누아팀

멜라누아팀은 멜라닌을 비롯한 빛·산화 방어 기전을 문헌 단위로 해석하고, 그 원리를 제형과 소재 설계로 옮기는 연구 조직이다. 이 시리즈의 모든 문장은 peer-reviewed 문헌을 근거로 검토되었으며, 인용은 각 편 하단에 명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