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ience of Photoprotection · EP.3

진피로 가는 빛: UVA·블루라이트·근적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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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의 지도에서 파장이 길수록 더 깊이 들어갔고, EP.2는 표피에서 벌어지는 직접 손상(UVB)을 봤습니다. 이번 편은 더 깊이, 더 은근하게 작동하는 긴 파장들 — UVA·가시광선(블루라이트)·근적외선 — 이 진피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봅니다. 화상처럼 곧바로 드러나진 않지만 색소와 광노화로 천천히 쌓이는, '느린 빛'의 이야기입니다.

진피까지 닿는 자외선, UVA

EP.1에서 봤듯 지상 자외선의 대부분은 UVA이고, 그중에서도 파장이 가장 긴 UVA1(340~400nm)이 지상 UVA의 약 75~80%를 차지하며 진피 깊숙이 들어간다. 그 결과 진피에 도달하는 UVA 광자는 UVB보다 약 100배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1 표피에서 대부분 걸러지는 UVB와 달리, UVA는 진피의 콜라겐·탄력섬유가 있는 층을 직접 상대한다는 뜻이다.

진피에서 UVA1이 하는 일은 광노화로 모인다. UVA1은 대식세포 금속탄력소분해효소(MMP-12, macrophage metalloelastase: 피부 탄력을 담당하는 엘라스틴을 분해하는 대표 효소)의 발현을 끌어올리고, 이것이 변성된 탄력섬유가 진피에 쌓이는 광탄력섬유증(solar elastosis: 광노화 피부의 특징적 소견)의 핵심으로 작동한다. 동시에 콜라겐을 만드는 유전자(COL1A1)의 발현은 낮아져, 만드는 쪽과 분해하는 쪽의 균형이 분해로 기운다.1 이 산화 매개 손상이 지질과산화·콜라겐 분해로 번지는 분자 연쇄는 자매 시리즈 「항산화의 과학」이 EP.3 손상의 연쇄에서 정밀하게 풀어 두었다.

빛이 만드는 두 가지 '태닝'

같은 '탄다'는 말도 파장에 따라 기전이 다르다. UVA는 즉시색소침착(IPD, immediate pigment darkening)과 지속색소침착(PPD, persistent pigment darkening)을 일으키는데, 이는 새 멜라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있던 멜라닌을 산화·재배치해 색을 빠르게 짙게 하는 반응이다 — 그래서 빠르게 나타나고 비교적 빨리 옅어진다.2 반면 UVB는 지연 태닝(delayed tanning)을 부른다. 이쪽은 며칠에 걸쳐 새 멜라닌을 실제로 합성하는 과정으로, 손상 신호(p53)가 색소 자극 호르몬 경로(POMC→α-MSH)를 켜서 멜라닌 합성을 늘린다 — 느리지만 더 안정적으로 남는다.2 요컨대 '탄다'는 하나의 현상이 아니라, 긴 파장은 있는 색소를 어둡게, 짧은 파장은 새 색소를 만들게 하는 서로 다른 두 경로다.

가시광선도 색소를 만든다

색소를 만드는 빛은 자외선만이 아니다. EP.1에서 가시광선이 색소 반응을 일으킨다고 했는데, 그 감지 장치가 최근 밝혀졌다. 멜라닌세포(멜라닌을 만드는 색소세포)는 옵신-3(OPN3, opsin-3: 멜라닌세포 표면에서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이라는 센서로 파란빛을 감지하고, 이것이 칼슘 신호를 거쳐 멜라닌 합성 효소인 티로시나아제의 활성을 끌어올린다.3 이 반응은 스킨타입 III 이상에서 오래 지속되는 과색소침착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3 실제로 어두운 피부(스킨타입 IV~VI)에서 가시광선이 유도한 색소는 UVA1이 만든 것보다 더 진하고 오래갔다.4 다만 이는 특정 피부색을 문제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 파장별 감지 기전의 차이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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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은 빛, 근적외선

파장이 가장 긴 근적외선(IR-A)은 진피 세포까지 도달해, 미토콘드리아를 경유한 신호로 콜라겐 분해 효소(MMP-1)의 발현을 끌어올린다 — 이 기전과, 그것이 용량에 따라 회복(광선요법)과 광노화로 갈리는 양면성은 EP.1에서 자세히 다뤘다.5 여기서 기억할 것은, 색소와 광노화를 만드는 빛이 자외선에서 끝나지 않고 가시광·근적외선까지 스펙트럼 전체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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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하지만 누적된다

긴 파장의 특징은 즉각적인 화상보다 '은근한 누적'이다. UVB의 손상이 붉어짐·따가움으로 곧장 드러난다면, UVA·가시광·근적외선은 색소와 광노화로 천천히 쌓여 눈에 늦게 보인다. 그래서 광보호를 'UVB 화상 막기'로만 좁히면 스펙트럼의 절반 이상을 놓치게 된다. 지키려면 먼저 넓은 파장을 봐야 한다는 것 — 이것이 뒤에서 다룰 '넓은 파장 차단(broad-spectrum)'과 지수의 의미(EP.7)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 전에, 피부가 이 빛들에 맞서 스스로 갖춘 방어부터 짚는다.

참고문헌 · References

본 편의 인과·수치·효능 서술은 아래 peer-reviewed 문헌에 근거합니다.


  1. Bernerd F, Passeron T, Castiel I, Marionnet C. The Damaging Effects of Long UVA (UVA1) Rays: A Major Challenge to Preserve Skin Health and Integrity. Int J Mol Sci. 2022;23(15):8243. [A, 리뷰]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9368482/ ↩︎ ↩︎

  2. Yardman-Frank JM, Fisher DE. Skin pigmentation and its control: From ultraviolet radiation to stem cells. Exp Dermatol. 2021;30(4):560–571. [A, 리뷰]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exd.14260 ↩︎ ↩︎

  3. Regazzetti C, Sormani L, Debayle D, et al. Melanocytes Sense Blue Light and Regulate Pigmentation through Opsin-3. J Invest Dermatol. 2018;138(1):171–178. [A] https://pubmed.ncbi.nlm.nih.gov/28842328/ ↩︎ ↩︎

  4. Mahmoud BH, Ruvolo E, Hexsel CL, et al. Impact of long-wavelength UVA and visible light on melanocompetent skin. J Invest Dermatol. 2010;130(8):2092–2097. [A] https://pubmed.ncbi.nlm.nih.gov/20410914/ ↩︎

  5. Schroeder P, Lademann J, Darvin ME, et al. Infrared radiation-induced matrix metalloproteinase in human skin: implications for protection. J Invest Dermatol. 2008;128(10):2491–2497. [A] https://pubmed.ncbi.nlm.nih.gov/18449210/ ↩︎

저자
멜라누아팀

멜라누아팀은 멜라닌을 비롯한 빛·산화 방어 기전을 문헌 단위로 해석하고, 그 원리를 제형과 소재 설계로 옮기는 연구 조직이다. 이 시리즈의 모든 문장은 peer-reviewed 문헌을 근거로 검토되었으며, 인용은 각 편 하단에 명시한다.